[기업탐방] 사무실에서 그룹PT시켜주는 회사가 있다?
세계비즈&스포츠월드
“조금만 더 기운 내세요! 20개까지 2개만 더!”
퇴근 시간, 회사 1층 로비가 ‘퍼스널 트레이닝 현장’으로 탈바꿈한다. 인바디 임직원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이 회사에서만 볼 수 있는 건강한 사내문화다.
최근 HR부문에서 ‘임직원 건강’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상황. 이와 관련 일부 기업들은 운동 장려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인바디의 경우 회사에서 임직원 건강 향상을 위한 복지로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2022년 하반기부터 생긴 ‘신상 프로그램’이다. 인바디 임직원들은 회사 곳곳의 인바디 기기를 통해 주기적으로 체성분을 측정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이같은 측정자를 대상으로 매 기수마다 20명씩 지원자를 모집, 기수별 운동 테마에 적합한 지원자를 선별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재 3기까지 활동을 마친 상황이다. 1기에서는 시범 운영에 나섰고, 2기는 ‘체중 감량’, 3기는 ‘근육 증가’를 주요 목표로 삼고 진행했다.
프로그램에 선정된 경우, 체성분 결과가 가장 유사한 사람을 2인 1조로 묶은 뒤 조원들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 프로그램을 꾸려준다. 매주 2번, 2시간씩 8주간 인바디 논현동 본사 1층 전시실에 마련된 운동시설에서 PT에 나선다.
인바디 강남 사옥 1층의 트레이닝 공간. 다양한 머신이 구비돼 있다. 이는 일부 모습에 불과하다. 사진=정희원 기자
9일 직접 찾은 인바디 1층 전시실에는 일반 피트니스 시설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스미스머신은 물론 웬만한 기구를 갖추고 있다. 러닝머신, 사이클 등 유산소 기구까지 2대씩 들여놓은 데다가 ‘프리웨이트존’까지 만들었다. 심지어 로잉머신까지 보인다. 여기에 체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고사양 레벨의 장비까지 더해졌다. 회사 측은 웰니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모든 임직원에게 매일 섭취해야 할 양의 단백질, 운동복까지 준다.
이날 현장을 소개해준 양수연 인바디 홍보팀 대리는 “건강을 위한 복지만큼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복지라는 일념으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인바디는 특히 안상영 건강운동관리사를 연구원으로 채용, ‘한층 본격적인’ 임직원 건강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웰니스 프로그램을 이끄는 안 연구원은 하나원큐 여자농구단, 파라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트레이너를 거치고, 서울 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에서 건강운동관리사로 근무한 이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인바디 연구팀 데이터사이언티스트는 프로그램 시작 전 측정한 인바디 결과를 기반으로 코딩에 나선다. 이를 통해 8주 운동 진행 시 가장 이상적인 체성분 변화 그래프를 추출한다. 해당 그래프에 가장 근접하게 체성분이 변화한 직원이 상위권에 랭크된다. 1~3등에게는 상품도 수여해 동기를 부여한다. 처음에는 힘들어해도, 동료들과 목표를 향해 경쟁하며 즐거운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참가자는 8주간 운동하며 매일 삼시세끼 식단과 칼로리 계산 결과를 서로 공유한다. 안 운동처방사로부터 식단 관리도 받는다. 이뿐 아니라 공식 PT 시간 외에도 개인적으로 따로 운동할 수 있도록 운동처방사의 개인별 ‘밀착 관리’까지 들어간다. 인바디는 웰니스 프로그램 시행과 함께 지하 1층에 샤워실도 마련했다.
양수연 대리는 “웰니스 프로그램은 특히 MZ세대 직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며 “2회 이상 참여하고 있는 직원도 다수”라고 말했다. 실제 프로그램을 통해 10kg 이상 감량한 직원도 있다. 단 한 번도 운동을 해 보지 않은 직원들도 프로그램 시작 후 운동에 재미를 붙여 ‘취미’가 된 케이스도 많다.
매 기수마다 임원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1기에는 이라미 대표이사가, 2기에는 최창은 부사장이, 3기에는 방우성 부사장이 함께했다. 가장 어린 사원과 임원이 한 조를 이뤄도 ‘직급 차별(?)’ 없이 평등하게 운동한다. 고강도 운동을 함께하며 유대감을 쌓을 수 있어 근무 분위기도 ‘업’된다. 양수연 대리는 “입사 초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직원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인바디는 웰니스 프로그램 시행 후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스포츠친화기업으로 인증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