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환자, 근감소증에 더 취약 ‘체성분 측정’ 중요”
현대건강신문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경우 근감소증이 더 많이 발병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신장 기능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에, 평소 체성분 측정을 통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호대학교 사쿠라 메디컬 센터 오하시 야스시(Ohashi Yasushi) 박사는 지난달 27일 열린 ‘2022 BIA 심포지엄 X 근감소증’에 참석해 ‘체수분 관점에서 인바디를 활용해 근감소증 진단의 임상적 의의’에 대해 발표했다.
체성분분석기 전문기업 ㈜인바디가 개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체성분 측정의 기본 원리인 생체전기임피던스법(BIA, 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을 기반으로 각 질환별 주요 연구자들의 연구 사례를 공유하고, 추후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이다.
체성분 측정기의 원리로 잘 알려져 있는 BIA는 대한내과학회 필수 의학 지침서 해리슨(Harrison)에도 영양 평가 도구 중 하나로 제시되어 있을 만큼 임상에서의 유용성이 입증된 방식이다.
△골격근지수 △체지방률 △세포외수분비 등 BIA 기술로 산출된 다양한 결과 항목은 연구 및 진료 분야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으며, 국내외 5,000여 편 이상의 논문에 BIA를 활용한 연구가 실렸다.
올해 심포지엄 주제인 ‘근감소증’은 지난해 한국질병분류코드로 등록되는 등 노년층이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야스시 박사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BIA를 이용한 신장병 진단의 임상적 의의’를 주제로도 발표했다.
2017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만성콩팥병(CKD)의 전 세계 유병율은 9.1%다. 2017년 CKD로 인해 120만 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세계 주요 사망 원인 중 12번째이다. 또한 심혈관계질환(CVD, cardiovascular disease)의 7.6%가 신장 기능 장애의 영향을 받아 사망하고 있다.
만성콩팥병이나 이 병의 영향을 받은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 세계 사망률의 4.6%로 집계되는 등 만성콩팥병은 세계적으로 사망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의해야 할 질환이다.
야스시 박사팀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149명의 만성콩팥병 환자의 체성분을 측정하고 2013년까지 그들을 추적해 △세포외수분(ECW)과 세포내수분(ICW) 비율 △신장의 기능 악화 △심혈관질환 △사망률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세포외수분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고령 △당뇨병 △저항성 고혈압 △낮은 신장 기능 △낮은 혈청 알부민 △높은 단백뇨 △낮은 트리글리세라이드 및 높은 푸로세마이드 사용 빈도를 가지고 있다.
야스시 박사팀의 체계적 검토에서 생체 임피던스 분석으로 평가한 과수화로 사망 위험은 4.3배로 나타났다. 과수화는 체내의 수분 함량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세포내외수분 비율은 단순히 수분 과잉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가 아닐 수 있어, 야스시 박사팀은 인바디 체성분 데이터를 제공받아 건강한 사람들의 체성분 변화도 살펴봤다.
그 결과 세포내외수분 비율의 상승 추세는 고령자 그룹에서 두드러졌다. 이 같은 경향은 남녀 모두 70세 이후에 가파르게 나타났다.
건강한 32세 남성과 건강한 70세 남성의 근육 조직을 비교한 결과, 32세 남성의 근육 세포는 정교하게 배열돼 있지만, 70세 남성의 근육 세포는 수축하거나 감소했다.
결론적으로, 부종이 없더라도 세포외수분 영역이 확장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근육 조직의 변화는 세포내외수분 비율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야스시 박사는 “노화로 인한 근감소증이 체수분 균형에 어떠한 변화를 유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야스시 박사팀은 이러한 체액 불균형을 가진 만성콩팥병 환자는 체액 과부하에 대한 예비 용량이 적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물병의 크기에 따라 물의 양이 다를 수 있어 작은 물병이 더 쉽게 넘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혈액 투석을 받는 368명의 환자에서 △나트륨 이뇨펩티드 △좌심실 질량 지수 △세포내외수분 비율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인바디 S10을 이용해 투석 후 누운 자세로 체성분을 측정했다.
근육 감소성 비만을 의미하는 세포내외수분 비율이 ‘가장 높은 지방그룹’은 더 높은 나트륨이뇨펩티드를 가지고 있었다. 나트륨이뇨펩티드 수치가 높을수록 심부전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스시 박사는 “다양한 영양 관련 문제는 신장 기능을 악화시킨다”며 “그런 다음 진행된 만성콩팥병은 영양 장애, 만성 염증, 죽상 동맥 경화증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영양실조를 동반한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심부전 위험이 높아진다”며 “만성콩팥병 환자는 체성분을 꾸준하게 측정해, 영양 문제를 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